아름다운동행

채식 좋아하면 시골에 오세요.

화
화이트l위본
2021.07.19 20:08 | 조회 1.6k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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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계 방향으로 열무 고구마줄기 부추와 방아 상추랍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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주말에 삼시세끼를 찍고 왔어요. 이젠 시누이도 모자라 근처로 이사 온 남편의 조카까지 합세합니다. 조카 역시 남편과 시누이처럼 채식을 좋아해서 소같이 풀을 먹어 치웁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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고구마줄기 볶음, 부추와 방아잎 부침개, 안 매운 롱그린고추, 가지나물, 오이 무침. 열무된장나물, 끝물상추쌈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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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렇게 밭에서 금방 딴 채소만으로 충분합니다. 나이가 들면 이런 게 젤 맛있고 속이 편하지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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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데 하고 싶은 말은 지금부터예요. 손위 시누이와 큰집 조카는 함안 조씨의 여자들이라 여간 까탈스럽지 않아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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깔끔이 지나쳐 결벽 수준으로 시골집 수건에서 항상 냄새가 났었대요. 그래서 전부 새로 빨았습니다. 소다와 세제를 넣고 95도 삶음 코스로 세탁해서 뜨거운 햇볕에 바싹 말리니 그제야 냄새가 안 난답니다. 조카는 자기 집에선 얼굴과 머리와 몸 닦는 수건을 세 종류로 나눠 쓴대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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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누이는 자기 수건을 따로 챙겨왔더라구요. 함안 조씨 여인들의 청결벽은 유명합니다. 찬물도 씻어 먹는다고 하지요. 일생 대충 살아온 저는 저런 사람들을 첨 구경합니다. 중학교 때 제 친구가 저랬는데 나중에 물어보니 같은 본이더라구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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유별날 정도로 깔끔스러워서 저는 미리 이틀 동안 청소했어요. 화장실엔 락스를 들이붓다시피하고 촘촘한 줄눈과 씨름을 했어요. 집 전체를 뒤집어서 대청소했는데 그래도 구석진 곳의 얼룩은 다 못 지웠죠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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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관절과 피부 질환에 시달리는 그녀들을 보며 저는 살던 대로 대충 살아야지 골병 들겠다는 생각을 했어요. 전업 주부의 흰 수건과 흰 침구를 향한 로망을 저도 잠시 가졌다가 흉내내는 것만으로도 힘들어서 바로 포기했어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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결론은 우리 집 딸도 그 피를 받아서 침대에 씻지 않으면 못 앉게 하는 결벽증이 있어요. 저런 별종이 어디서 왔는지 궁금했는데 조카와 똑같더라구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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수건과 빨래에 한없이 집착하는 주부들을 보면 인생엔 더 재미나고 즐거운 일이 얼마나 많은데 자신의 방식에서 벗어나면 몹시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안되어 보일 지경이예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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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상 저도 주부 경력이 얼만데 살림 좋아하는 편이라 즐겨 하는데도 수건에 지적 받아 발끈하는 글이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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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파트로 돌아오니 호야꽃이 피어 마음이 좀 풀렸어요. 이것도 몇 년 전에 동행 분에게 받은 건데 처음으로 피었어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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