아름다운동행

안녕 안녕 나의 언니

치
치료하는광선
2021.08.21 02:51 | 조회 3.7k

내가 50, 60이 될 때까지 내 옆에서 같이 늙어 갈, 언제나 내 옆을 지켜줄 것 같던 내 언니가 한 줌의 먼지로 돌아갔다. 곱디 고왔던 피부도 반짝 빛나던 눈빛도, 더이상 볼 수 없게 되었다.

있을땐 귀찮아 하고 투닥거리며 싸우기도 하고 으르렁 되기도 했었지만, 누구보다 나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잘 알아 주었던 한 사람, 내 언니, 구 희진. 현 태림..

이 시간쯤 되면 “왜 안들어와? 어디야~?!” 하고 전화 올것 같은데 빙충이 같은 내 전화기는 울리지 않는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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자궁 내막 간질성 육종 4기.. 처음들어본 단어들의 조합..너무 어려웠다. 찾아도 찾아도 완쾌된 예후가 없었다.

낙타 바늘구멍 같았던 5년 이후 생존률로 들어가기 위해 언니는 항암을 시작했다.

지독하지 독한 약을 24시간씩 세번 투약되야 한 차례 항암이 끝났다. 항암하는 첫 회 언니는 섬망 증상을 보였고 밤 새 너무도 힘들어 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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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여기가 어디에요?, 제가 누구인가요?!”

간호사들은 묻고 또 물었고 동생인 나를 지목하며 누구인지 물었다.

“언니! 내가 누구야.?!”

“내. 동… 생..내동.. 생 희나미…” 술에취한듯 약에취한듯 어눌하디 어눌한 언니의 목소리..

“언니, 나 귀찮아 했자나~~” 나는 장난 반 웃으며 대답했다.

“아니…야아… 내가 내.. 동… 생.. 얼마나 조아하.. 는데…. 내 … 하나밖에 없.. 는 … 내 동.. 생…”

……….

나는 어둠속에서 조용히 폭포같은 눈물을 떨어뜨렸다.

술에 취해 취중진담이 아닌, 약에 취한 언니의 마음의 소리였다. 그 시간, 그 때에, 나는 다짐 한다. 간병인이 아닌 내 손과 내 마음으로 언니를 보살피기로, 그리고 내가 꼭 언니를 낫게 하리라…

​

“히..나…마…”

새벽에 찾던 가느다랗고 히미한 목소리,

언니가 어디가 아픈거나 불편한거다.

고통은 어둠처럼 밤에 자주 출몰한다. 몸서리 치게 힘들어 하며, 1분도, 1초도 한 자세를 유지하기 힘들정도로 아파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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수없이 내 이름을 부르며, 고마워 하고 또 미안해 하던 언니의 목소리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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언니, 내가 녹음해서 들려준것 처럼,

우리 함께 했던 병원 시간중에 난 단 한번도 힘들지 않았어. 언니를 위해 롸이드를 하는것도, 언니를 위해 병원에 가져갈 짐을 싸는것도, 밤을 새는것도, 몸을 닦고 주무르는 것도, 기저귀 가는것도, 언니의 침상을 깨끗하게 바꾸고 닦는것도…

나는 언니를 위해 할 수 있었기에 기쁘고 또 당연했어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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주말이면 5성급 호텔에서나 구경할수 있는 브런치를 내어주고, 부모님 챙기기엔 1등이고, 가족끼리 할 수 있는건 다 알아보고, 부모형제에게 따뜻한 사랑과 관심을 부어주고, 1년에 10번 제사 음식은 혼자 다 하고, 김장김치 다 하고,,,

적을래야 다 적을 수 없는 언니의 존재를,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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단 4개월의 김태림 보호자로 다 갚을수 없기에

그 함께하는 시간은 너어무 소중했어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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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나님께 빌었어.

중환자실 저 문을, 언니가 완치되어 나오게 해달라고.

언니는 정말 완치되어 그 문을 나오더라.

나에게, 우리에게, 아무런 말 없이..

살포시 미소 지으며 따뜻히 내리는 그 빛으로 사라지더라…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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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.

망자 김태림의 가족 분 으로 마지막 결제를 하며

4개월간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어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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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난 3주간 중환자실 대기실에서

바뀐 김은후 라는 이름으로 수없이 싸인햇어.

언니와 관련된 수많은 약제들, 서류들,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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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기대하지 않았던 장례장 대관 서류들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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례를 갖춘다고 처음으로 나에게 입혀 준 옷이

결혼식 예복이 아닌 검은 상복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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본인은 웨딩 드레스가 아닌 선녀같은 수의를 입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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태어나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람들에게 받는 봉투가

축의금이 아닌 조의금 이라는게…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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난 왜 이리도 맘이 아픈걸까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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천국가는 언니가 더이상 아프지 않다는걸 알기에 기쁘지만

나는 왜 이렇게 서운한걸까…왜 하나님이 미운걸까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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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0년 20년 투닥거리며 같이 늙어 갈 줄 알았는데..

고통없는 그곳에서 핵인싸가 되어 바쁜지

내 꿈에 조차 출연하지 않는,

작은언니야…

​

너무 듣고싶다.

언니의 낭랑한 그 목소리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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너무 보고싶다.

탱글생글 웃던 그 미소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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너무 느끼고 싶다.

깨끗한 향기와 누구보다 착한 그 마음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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천국에서 잘 쉬고 있어.

땅에서 할 일들 마치고 나도 갈께.

그때 같이 놀자.

​

우리 작은언니야,

부모님과 가족들 위해 잘 하고 갈께.

그때 같이 놀자..

​

나의 언니이자, 나의 엄마이자,

나의친구이자, 나의 소울메이트인 태림언니야

나의 언니로 와주어서 너무 고마워-!!!

사랑해!!!

Naver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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