아름다운동행

저희 어머님, 꽃길로 소풍 떠나셨습니다.

네
네모나무
2021.08.24 07:28 | 조회 1.8k

아프신 이후로 가족의 보살핌도 잘 못받으시고

많은 대화를 못 한것이 너무 죄송스럽네요

4월 대장암 4기~말기 첫 검진 이후에도

생각만큼 못해드린거 천지라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.

근 4개월동안 외로이 아픔과 싸우시며

고통을 홀로 감뇌하셔야 했던 순간들...

최악의 시기를 안겨준

코로나도 원망스럽기 그지 없네요.

​

전날 흑색 변을 보았으며

피섞인 흑색 구토 중이라는 소식을 받은 몇시간 뒤,

하루 넘기기 힘드실것 같다는 연락이 다시 왔습니다.

다행히 시설의 배려로

임종직전 가족들 면회가 가능했네요

​

어머님은 가족들 모두 보고 떠나려 하셨는지

안간힘을 쓰시며 땀을 뻘뻘 흘리시고

간간이 신음 소리를 내며

감기는 눈을 다시 뜨려 애쓰셨습니다.

결국 자식들을 다 만나고 2시간 뒤

8월 20일 금요일 밤 11시 50분... 떠나가셨네요.

그 시간에 하늘도 슬퍼하셨는지

갑자기 소나기가 내렸습니다

​

일부러 주말 앞두고 눈을 감으시려 했는지..

어머님은 떠나가실때도

가족들 배려,걱정 투성이셨던거 같네요.

어쩌면, 우리들 고생할꺼 생각해서

마음을 완전히 놓으신 게 아니었을까 싶었습니다.

평생을 가족들만 생각하고 헌신하신

한없이 고마운 우리 어머님 이셨으니까요.

​

이젠 정말 아픔 하나도 없는 곳에서

편안히 쉬에요. 먼 훗날 그 곳에서 만날때

활짝 웃으며 있는 힘껏 안아드릴께요.

​

​

장례식은 무난하게 잘 치뤘구요.

화장터를 거쳐 부모님 고향과 가까운 가평에 잘 모셨습니다.

어머님 유골함과 함께 이동하는 버스에서

엄마와의 지난 추억들을 회상하며 원없이 울었네요.

추석/49제때 또 뵈러 가려 합니다.

​

덧붙여 고령 4기~말기 환우분을 두신 보호자분들께

제 기준에서 조심스럽게 두 가지만 조언 드립니다.

곁에서 최대한 많은 대화를 나눠주시고

힘이 되어 드리세요.

그리고, 보호자 분 욕심 보다는

환우분이 원하시는 걸 좀 더 헤아려주시고

그걸 해드리려 노력해주세요.

전 그걸 못한게 너무 후회되더군요.

고통의 시간 보다는 남은 삶의 질이

훨씬 더 중요하게 와닿은 순간이 있었는데

그 때는 이미 너무 늦어버리고 말았네요.

​

그동안 이 곳에서 많은 격려와 위로를 받았으니

이후로도 자주 들어와서

저의 경험을 토대로 최대한

도움과 위로되어 드리려 노력하겠습니다.

​

모든 보호자/환우 여러분...

힘내시고 건강 잘 챙기시며

오늘도 더욱 화목해지시 바랍니다. ^^

​

Naver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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