아름다운동행

양화진 공원-서정홍 시인의 <못난 것들이>

미
미카엘2015ㅣ설본
2023.07.25 12:31 | 조회 110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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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제야 알았네. 수업 시간에 공부는 안 하고 첫눈 온다고 창밖만 바라보던 정근이, 꼴찌가 좋다며 툭하면 수업 빼먹던 민철이, 부모 몰래 오토바이 타다가 넘어져 여섯 달 꼬박 병원 신세 지던 동준이, 부모 이혼하고 난 뒤에 학비조차 내지 못하던 순식이...... . 그 못난 것들이 겨우겨우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말이야, 틈틈이 못난 스승을 찾아와 위로하고 간다는 것을. 그 못난 것들이 하나같이 땀 흘려 일해서 사람을 살리고 세상을 살린다는 것을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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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정홍 시인의 <못난 것들이>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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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 년 가까이 자출을 하다 보니 낯익은 사람들이 생겼습니다. 어떤 이와는 반갑고 손을 흔들며 소리 내어 인사말을 나누기도 합니다. 또 어떤 분들은 ‘오늘도 나오셨네 ’ 나 혼자 혼잣말로 눈인사를 건네는 분이 계십니다. 그중에는 짐작건대 중풍으로 다리가 마비된 후 재활치료를 위해 딸과 걷는 어머님이 계시는데 뵐수록 걷는 것도 좋아지시고 얼굴 표정도 환해지셨으며 무엇보다 햇볕에 그을린 얼굴에 자신감이 넘쳐나 오늘은 아예 딸 손을 뿌리치고 혼자 씩씩하게 걷고 계시더군요. 자전거로 스쳐 지나갔으니 그분은 저를 모르겠지만 언제 기회가 되면 자전거에서 내려 그동안 지켜보았는데 좋아지는 모습 보니 너무 좋았다고 인사드리고 앞으로 더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라는 덕담을 건네고 싶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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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리네 세상살이 뉴스를 보고 있자면 어떻게 그렇게 악인들이 판을 치고 서로 미워하고 못되게 구는 것만 뉴스로 나오는지 더러워서 못 살겠다 싶어도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웃으며 인사를 건네는 사람들을 만나고 하루도 거르지 않고 어머니와 한강을 걸으며 재활을 돕는 딸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아직은 살만하다는 생각이 울컥 치밀어 괜히 먼 산 보며 헛기침을 하게 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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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늘 못난 것들이라는 시를 읽으니 ‘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.’라고 시작하는 신경림 시인의 파장이라는 시가 떠올랐습니다. 첫 구절만 읽어도 입꼬리가 귀에 걸리는네 나 같이 못난 친구들이 떠올라서입니다. 아마 잘난 분들은 결코 이런 기분을 모르실겁니다. 그분들은 서로 내가 잘났니 니가 못났니 얼굴 붉히느라 그럴 틈이 없을테지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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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늘 보내드리는 사진은 양화진 공원의 모습입니다. 사시사철 고요하고 꽃이 끊이지 않는 저의 사진 텃밭입니다. 중풍을 이겨내고 잘 걷고 있는 자출 친구에게 그리고 이 세상 못난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노래가 있어 사진과 함께 보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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