아름다운동행

아들이 군입대를 했네요

향
향기l대본
2025.04.29 23:20 | 조회 1.4k

안녕하세요

대장암4기 간폐복막 전이로 수술불가로 고식적 항암중인 향기입니다. 제 이야기는 오늘이 처음인것 같네요

​

어제 참..날 좋은 봄날..

둘째 녀석..제겐 하나뿐인 아들녀석을

신병교육대에 두고 왔네요

전 신병교육은 논산인줄로만 알았는데

서울에서 화천교육대로 배정을 받아

좀 당황했어요 아무래도 전방에 배칠될 듯

하다고 하니 괜히 안쓰럽고 걱정되고 하더라구요

그래도 직접 보고 오니 맘은 편하더라구요

군 생활 잘 할것같아요

​

아들 녀석 보내려고 항암두 하루 미루고

피곤하면 안된다고 말리시는 어른신들을

뒤로하고 뭔지모르고 바쁜 누나인 큰딸은

집에두고 남편과 함께 가는 화천가는길..

​

철없는 엄마인 저는

화천 신병훈련소가는 길이길이 넘 이쁘더라구요

푸릇푸릇 연두연두한 이쁜 나무와산

아직도 꽃을 간직하고 있는 벚꽃과 이름모를 꽃들.. 구불구불 멋찐 산세...

뒷자석에서 짧은 머리로 심난해 보이는 아들은

아랑곳 하지않고 저에게 또 이런 봄이 날 기다리라

믿지못하는 전 그저 하늘도 나무도 꽃들도

그리고 까까머리 아들녀석도 그저 이쁘기만 하더라구요

​

어떤이는 왜 군대를 벌써 보내냐

한해 더 데리고 있지?

군대간다고 친구들 여친 만나느라 바쁜 아들녀석을 철없다 생각없다 하지만..

내가 아프다고 아들의 일상이나 꼭 가야할길을

나때문에 미루게도 하고싶지않고 그저 자기 일상 잘 해가는걸 보는게 전 더 좋더라구요

​

아쉬운건 보고싶을때 바로 못보고

맛있는거 먹을때 맛나게 먹던 아이 못봐서

그게 좀 서운할뿐 남자라면 가야하는 길..

건강히만 무탈없이 부대원들과 잘 지내다

내년에 밝은 모습으로 만나고 싶어요

​

하지만.... 4기가 그렇듯..

지금 내년 가을까지 항암 잘 견뎌서

늠름한 남자로 제대하는 아이를

어제 한껏 안아서 보내고 왔듯이

그날도 따뜻하게 안으며 복귀를 축하해줄수

있을까...그게...그게 걱정이 되네요

​

저 잘할수 있겠죠?

남들은 폴피리 아바스틴으로 효과가 쫙쫙

받아 크기도 줄고 수술도 하신분들도 계신던데

저에겐 그런 큰 변화는 아직 없네요

그저 폴피리가 좀더 힘을 내 오래동안 저와

함께하며 안정된 생활을 할수 있게해줬으면

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

​

저보다 더 힘들고 아프신분들도 계시는데..

오늘은 좀 이곳에서 저도 위로 받고 싶어 글올려 봅니다

​

항상 하루하루가 두렵고 무섭고 힘들어도

가족과 지인들에겐 괜찮다 좋다 견딜만하다 행복하다라고

말하고 있는 저지만...이곳에선 사실 나두 무서웠다 울고싶었던날도 있었다

그리고 혼자 울었다고 고백해봅니다

​

아들없는 빈방을 애아빠가 벌써 정리를 쏵해버렸네요

왜 그것도 섭할까요..

좀 며칠 그냥 두면 안되나

아무래도 가방메고 항암중이라 제가 좀...

오늘 20차 항암이네요

나도 참 잘 했다 잘하고있다 기특합니다^^

​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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