아름다운동행

첫 병원 선택의 중요성

즐
즐겁게힘차게k대보
2026.01.27 02:00 | 조회 8k

안녕하세요.

엄마가 작년 겨울 12월말

새해를 몇일 앞두고 먼저 천국으로 가셨습니다.

​

엄마가 돌아가신 후에도

카페를 못떠나고 우울감이 들때마다

들어와선 환자분들 그리고 보호자분들의 글을 읽곤 했는데요..

​

오늘은 이곳에 마지막 글을 쓰려고 합니다.

남은 사람은 살아가야 하니까..

엄마가 걱정 안하도록

씩씩하게 잘 살아가기 위해

마음속에 꾹꾹 담아왔던 슬픔과 분노를

이젠 속시원히 털어놓으려 합니다.

​

1. 첫진단

2022년 6월

갑자기 살이 급격히 빠지고

가게에서 일하시다 빈혈로 쓰러짐

> 동네 병원에서 종합검진, 첫 대장내시경(57세)

> 대장에 암인것 같다 대학병원 알아보라고 해서

지인을 통해서 바로 수술 할 수 있는 병원으로 입원

(인생 살며 두고두고 한이 될 선택이었음..)

​

​

​

2. 대장암 수술

2022년 7월

한림대성심병원(평촌) 손일태 교수

개복없이 복강경으로 제거

> 림프 전이 없어 2기 판정, 6개월뒤 보자고 함

​

​

​

3. 수술 후 6개월 뒤 첫 정기검진

2022년 12월 CT

영상판독의는 분명히

간에 5cm짜리 큰 종양이 보인다

간전이 소견 명시

​

2023년 1월

CT 검사 후 몇일 뒤 외래에서

담당 외과 교수는

전이된 곳도 없고 대장쪽 재발도 없다

깨끗하니 6개월 뒤에 보자 함..

​

(당시에 의사말만 믿고 검사결과지 안뽑아 본거 너무 후회되고 당연히 문제 없다 그래서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왔습니다..

​

나중에 분서대로 병원 옮기고 임상 항암 들어가면서

수술했던 병원 모든 검사결과지가 필요하다해서

그때 다 뽑아보고 한림대에서 손일태 교수가 큰 실수를

했다는 것을 알게되었을때 그 분노를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.. 손이 벌벌 떨리고 엄마가 알게되면 너무 속상해할것 같아 속으로 삼키고 또 삼켰습니다.

​

도대체 무슨 정신머리로 진료를 본건지 아직도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..

작은 사이즈도 아니고 분명 5cm라고, 전이인것 같다고

판독의가 명확히 기재해놨는데

왜 아무 문제 없다고 한걸까요..?)

​

​

4. 집으로 돌아온 후 복부 부풀어 오르기 시작

육안으로 보일 정도로 갈비뼈 아래부분이

딱딱하고 볼록하게 나옴

> 동네 내과 피검사

> 수술한 대학병원으로 빨리 가보라, 전이된것 같다

​

2023년 4월

(첫 정기검진 후 3개월 뒤)

(수술 후 9개월 뒤)

​

급하게 한림대 외래 잡고 CT 검사해보니

3개월만에 간에 5cm가 9cm로 더 커져있었음..

​

엄마 말에 의하면 그때 담당 교수가

굉장히 당황해하며 손을 떨길래

엄마가 느낌상

'아 뭔가 잘못됐구나, 뭔가를 놓쳤나보구나'

직감적으로 느꼈다고 합니다..

​

한림대에서 바로 입원항암하자 했지만

이모와 저는 그때부터 좀 더 큰 대학병원을

찾아보기 시작했고

암센터가 있는 대학병원이 임상 기회도 많고

더 다양한 항암약을 쓸수 있다고 해서

분당서울대병원으로 전원하게 되었습니다.

​

그렇게

2023년 5월부터

2025년 11월까지

엄마는 60회가 넘는 항암치료를 받다

돌아가셨습니다.

​

분서대로 옮겼을때 이미 골든타임은 지나간 후였고

수술 불가, 고식적 항암으로 생명 연장만 가능한

상태였습니다..

​

​

평생 후회가 되는 점

1. 암 진단시 바로 수술되는 곳이 아니라 한두달을 기다려도 큰 병원에서 처음부터 치료를 받았어야 했던 것

2. 환자, 보호자 모두 암에 무지했던 것

3. 첫 진단 시점부터 모든 검사결과지 미리 뽑아서

보호자가 더블 체크 하지 않았던 것..

​

​

한림대에서 그 교수는

요즘 항암약 너무 좋아져서

별로 안힘들다는 둥 걱정할필요 없다

이런식으로 말했다더군요..

물론 환자를 안심시키기 위해서 한 말일수도 있지만

3년동안 간병하며 가장 가까이에서 엄마의 치료 과정을

지켜본 결과,

자신이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것에 대해선

그 어떠한 것도 절대 가벼이 이야기해선 안되겠구나

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.

그것도 일종의 구업 짓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젠.

​

항암은 정말.. 인체가 얼마나 다양한 고통을 느낄수 있는지

종류별로 다채롭게 알려주더라구요..

​

엄마 말에 의하면 관심 조차 안가던 자신의

몸 구석구석 정말 세세한 부분 하나하나에 대해

새롭게 알아가는 과정이라고도 했어요.

오늘은 너 어디 아파볼래? 여긴 아파봤니?

이러면서 세포 하나하나를 건드리는 것 같다고 했지요..

참 씩씩하고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사람이었어요

우리 엄만..

​

​

마지막까지 최선를 다해주셨던

분당서울대병원 강민수 선생님께

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..

​

선생님을 만난 건 정말 행운이었습니다.

감수성이 예민하고 소녀 같았던 엄마는

의사 선생님 말 한마디에 그날 하루 기분이 좋았다가

일주일 내도록 우울했다가 하는 사람인데,

강민수 선생님은 진료실 문 열때부터

항상 기분좋게 반겨주시고

환자가 불안해 하지 않도록

친절하고 섬세하게 진료봐주셨습니다.

끝까지 우리 엄마 포기하지 않고

힘낼수 있게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.

​

​

​

엄마랑 둘이서 유럽여행 꼭 가고 싶었는데..

다른 우주에선 우리 같이 북유럽 가자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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